황아림 Hwang A Rim


태양 뒤에서 The Dark Side of the Sun
2026, 24′ 30″

사진은 기억의 결손을 보완하는 장치가 아니다. 기억이 그런 것처럼, 사진에도 구멍이 뚫려 있다. 사진과 기억의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남겼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빠져있는지를 묻는 일이다. 우리가 사진에 이토록 매혹되는 이유는, 사진이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나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사천 용당 마을을 찍은 사진들 가운데 몇 장의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용당 마을은 2019년 KAI와 사천시에 인수되었고, 2025년까지의 기간 동안 전부 철거되었다. 마을이 있던 자리에는 항공정비 특화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사람. 마을의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면 지영을 찍은 사진들이 함께 튀어나온다. 내가 맺었던 관계들은 같은 기억의 장소에 머문다. 기억으로 유지되고 있는 집. 사진의 명암 속에, 바로 그곳에, 내가 가졌던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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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적 없는 곳› 영상 상영회

‹떠난 적 없는 곳›은 6월 27일 스페이스 T에서 진행되는 홍지영, 황아림, 한솔의 영상 상영회이다.
우리는 우리가 떠난 적 없는 곳에 대해, 앞으로도 떠나지 않을 곳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 애인과, 살았던 마을과, 지난 시간과 이별한 우리는 그 기억을 버릴 수도, 잊을 수도, 그대로 둘 수도 없어, 그걸 다 먹어치워 우리의 살과 뼈로 삼고 살아가기로 한다. 이 상영회는 소화불량이고, 죽은 여자친구의 불알을 붙잡는 일이며, 퀴어 인다라망이다. 무덤 위에서 추는 춤이다.

일시: 2026. 6. 27.
1회차 : 6월 27일 (토) 16:00 - 18:20
2회차 : 6월 27일 (토) 20:00 - 22:20
장소: 스페이스 T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34, 로데오왁 4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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